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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주보글 - 나는 누구인가

  • 문정식
  • 2005.06.18 오후 10:17

나는 누구인가?

- 본 회퍼


나는 누구인가? 그들이 종종 말하기를
나는 감방에서 걸어 나올 때
마치 지주가 자기 저택에서 나오듯
침착하고, 쾌활하고, 당당하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그들이 종종 말하기를
나는 간수에게 말을 건넬 때
마치 내게 명령하는 권한이 있는 듯
자유롭고, 친근하고, 분명하다고 말한다.


나는 누구인가? 그들이 또한 말하기를
나는 불행한 날들을 견디면서
마치 늘 승리하는데 익숙한 듯
평온하고, 미소지으며, 당당하다고 한다.


그러면 나는 정말 다른 이들이 말하는 그런 존재인가?
아니면 나는 나 자신이 아는 그런 존재일 뿐인가?
새장에 갇힌 새처럼, 불안하고 뭔가를 갈망하며 병든,
손들이 나의 목을 조르고 있는 듯 숨가쁜,
빛깔과 꽃들과 새소리에 굶주린,
친절한 말과 이웃에 목마른,
전제주의와 사소한 모욕에 분노로 치를 떠는,
위대한 사건들을 간절히 고대하는,
무한히 멀리 있는 친구들을 힘없이 슬퍼하는,
기도하고, 생각하고, 만드는 일에 지치고 텅빈,
무기력하게 그 모든 것과 이별할 채비를 갖춘 그런 존재?


나는 누구인가? 이것인가, 저것인가?
오늘은 이 사람이고 내일은 저 사람인가?
나는 동시에 둘 다인가? 타인 앞에 위선자,
내 앞에서는 경멸할 만큼 비통하는 약골인가?
아니면 이미 성취된 승리로부터 혼돈가운데로 도망치는,
내 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패잔병 같은 그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그들은 오직 나를 조롱하고 이 고독한 질문을 비웃는다.
내가 그 누구든지, 오 하나님 당신은 아나이다.
내가 당신 것인줄.



  •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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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19일 주보글 - 나는 누구인가
  • 2005-06-18
  • 문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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