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선 먼저 스코틀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잠깐 하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영국하면 런던을 중심으로 한 잉글랜드를 먼저 떠 올리지만, 영국은 사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북아일랜드가 합쳐져 만들어진 나라입니다.

말 그대로 United Kingdom인 셈이지요. 유럽 여러 나라들이 이리저리 얽힌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듯 이 크지 않은 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 와중에 원래 섬에 먼저 살던 켈트족은 이후에 섬으로 건너온 앵글로 색슨 족에게 밀려 북방으로 밀려 올라갔고 잉글랜드와 공방을 거듭하던 스코틀랜드는 1707년에 결국 대영제국에 합병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스코틀랜드는 영국이지만 영국 안의 또 다른 나라라고 볼 수 있지요.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많은 핍박과 차별을 받아온 민족이기에 현재 같은 영국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인들에 대해 적지 않은 적대감을 갖고 있답니다.

일본이 다른 나라와 축구경기를 할 때 한국인들이 일본이 지기를 바라는 것과 똑같이 스코틀랜드인들은 잉글랜드가 다른 나라와 경기를 하면 다른 나라를 응원합니다. 예전에 스코틀랜드 축구협회의 어떤 간부가 2002년 월드컵에서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를 응원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수많은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었지요. 정이 많고 술과 노래를 즐기는 민족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이러한 역사 속에서 많은 설움을 받아온 민족의 정서가 우리와 유사하기에 스코틀랜드가 우리에게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코틀랜드는 전체 영국 인구의 약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5백여만 정도의 인구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파이프, 타탄과 킬트, 스카치 위스키, 양모, 네스호의 괴물, ‘Mac'으로 시작하는 이름 등 스코틀랜드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많은 명물들과 세계적인 과학자, 작가, 철학자 등을 배출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지요.

스코틀랜드는 인구의 대부분이 분포한 남쪽의 로우랜드 지방과, 험준하면서도 때묻지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산악지대인 하이랜드로 크게 나눠 볼 수 있구요. 예로부터 무역과 공업을 기반으로 발달한 스코틀랜드 최대의 도시 글라스고, 역사의 숨결을 간직한 수도 에딘버러, 북해 유전의 개발로 커진 아버딘 등이 대표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날씨

흔히들 스코틀랜드 하면 춥고 궂은 날씨를 떠올립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긴 합니다. 특히 겨울은 높은 위도로 인해 해도 짧고 비바람이 계속 되어 겨울이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한국만큼 눈이 많이 온다거나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생각보다 별로 없습니다.

다만 빗방울과 함께 몰아치는 바람이 체감온도를 낮춥니다. 한겨울 서너달만 잘 버틴다면 남은 계절은 쾌적한 편입니다. 특히 여름 날씨는 25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날이 거의 없어 덥고 짜증나는 한국의 무더위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의 화창하고 상쾌한 여름을 좋아하게 되지 않을 수 없답니다.

연중 비 오고 흐린 날이 많은 것은 사실 스코틀랜드 뿐만 아니라 영국 전체적으로 거의 그렇다고 봐야 하지요.

영어

스코틀랜드인과 아일랜드인의 조상인 켈트족은 겔릭어(Gaelic)라는 자신들의 고유언어를 갖고 있었고, 오늘 날에는 이 말을 듣기도 쉽지 않아졌지만, 그 흔적은 이곳 스코틀랜드인들이 쓰는 영어에 아직 남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영국영어이지만 아직까지 종종 쓰이는 몇몇 단어들, 그리고 무엇보다 독특한 이들의 악센트와 억양은 심한 경우, ‘이게 영어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특합니다.

분명 똑같은 영어로 말하는데도 이들의 강하고 독특한 억양은 영어가 모국어인 미국인이나 심지어는 잉글랜드인마저도 잘 못 알아듣는 해프닝을 일으키게 합니다. 특히 이런 스코티쉬 악센트는 글라스고와 에어셔 지방 등지에서 강한 편인데 글라스고에 온 미국인이 택시기사와 말이 안 통했다던가, 길을 찾을 때 여러 번 물어야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지요. 서울에서만 살던 사람이 강한 지방 사투리를 처음에는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도 같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에서 모두 이런 영어만 쓴다고 오해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서민층으로 갈수록 이런 경향이 짙어지는 편이고, 사실 스코틀랜드에 산다고 해도 경우에 따라선 스코티쉬 영어를 거의 듣지 못하고 살 정도로 다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간혹 스코틀랜드에서의 어학연수를 이런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기우에 불과하답니다.

에딘버러소개

에딘버러는 스코틀랜드의 수도로서 위풍당당한 에딘버러성을 중심으로 고풍스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역사적 도시입니다. 고대 화산지형을 기반으로 조성되어 기원전 850년경 이미 인류가 거주한 흔적이 보이며, 11세기부터 수도가 된 이 곳은 아직도 수많은 중세풍 건물들과 문화 유적들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의 문화 유산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고풍스런 에딘버러를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더욱 유명하게 한 것으로 8월 한달간 개최되는 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페스티벌은 세계 각국의 음악, 미술, 영화, 연극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문화예술 축제입니다.

축제 기간 동안은 도시 전체가 공연장으로 변합니다. 크고 작은 공연들이 곳곳의 대형, 소형 극장, 까페, 거리에서 매일 이어지고 거리는 각국의 관광객들로 북적댑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온 팀들도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인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다른 축제들인, Film festival, Jazz and Blues Festival, Book Festival, Science festival 등은 에딘버러를 축제의 도시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게 해줍니다. 또한 연말에 열리는 Hogmanay 또한 풍성한 공연과 볼거리가 가득한 영국 최대의 새해맞이 행사입니다.

영국내의 다른 대도시에 비해서 에딘버러는 한인들이 많지 않습니다. 한인사회는 대부분이 유학생들과 그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에딘버러에는 University of Edinburgh를 비롯해 Napier University, Herriot-Watt University, Edinburgh Art College 등 여러 대학들이 있어 세계 각국의 유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